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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구형(形)이라고 단정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우주는 구형(形)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그 이유를일단 구(球)는 가장 완전한 통일체이며 접합부가 필요치 않은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덧붙여 구(球)의 형태가 가장 큰 용적을 가지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포함하고 보호하기에 무엇보다 적합할 뿐더러, 완전무결체(完全無缺體)라고 간주되는 태양, 달, 별들도 역시 구(球)의 형태를 띠고 있음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된 또 다른 근거로 물방울이나 유동성을 가진 물체들이 경계를 만들 때, 구(球)의 형태를 띠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현상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구(球)의 형태가 되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구의 형태를 가져야만 가장 큰 용적을 지닌다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구형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역시 알마게스트』 제1권 제3장에서 '별들은 하나의중심을 두고 환형(形)의 형태로 공전하는데, 지구중심설의 기초가 되는 천상계의 회전은 하나의 공전축이 구형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렇듯 지구중심설이든 태양중심설이든 간에 천상계, 즉 우주의 형태는 구형을 띠어야만 한다는 전제에는 서로 이견(異見)이 없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도 역시 구형임을 확신했는데, 다음과 같은 근거들을 제시했다. 첫째 어떤 사람이 북쪽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항성일주운동의 북극축(軸)은 점점 더 높아지게 되고 반대로 남극축(南極은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관측 된다는 점, 둘째 북쪽에 있는 별들은 점점 지지 않게 되고, 남쪽에 있던 별들은 점점 뜨지 않는 현상들이 관측된다는 점, 셋째 이집트에서 볼 수 있는 카노푸스(Canopus)를 이탈리아에서는 볼 수가 없고, 이탈리아에서 볼 수 있는 플루비우스(Fluvius)의 마지막 별을 같은 경도를 가진 추운 지방에서는 볼 수 없다는 점, 넷째 남쪽으로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남쪽에 있는 별들이 점점 높아져 보이는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북쪽에 있는 별들은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 다섯째 지구의 극으로부터 같은 거리만큼 떨어진 곳에서는 극의 경사가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점, 여섯째 동쪽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저녁에 발생하는 태양이나 달의 식 현상을 알아채지 못하고, 서쪽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는 그런 식蝕) 현상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점, 일곱째 배의 갑판에서는 육지를 볼 수가 없지만 돛대 위로 올라가면 육지가 보이기도 한다는 점, 여덟째 돛대위에 발광체(體)를 매달았을 때 배가 육지로부터 멀어져감에 따라 육지에 있는 사람에게는 그 빛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서 결국 사라져버리는 점 등이다.

코페르니쿠스는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제1권 제2장을 마무리하면서 '지구가 달을 가리는 현상이 발생할 때, 달에 투영된 지구의 모습은 원의 모양을 보여 준다. 그래서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BC. 490-430)와 아낙시메네스(Anaximenes, BC, 585-528)가 생각했던 대로 지구의 모양은 평면의 형태가 아닐 뿐더러, 류키푸스(Leucippus. 기원전 5세기경)가 생각했던 것처럼 북의 모양도 아니고, 헤라클레이투스(Heracleitus, BC. 535-475)가 생각했던 것처럼 배의 모양도 아니며, 데모크리투스(Democritus, BC. 460-370)가 생각했던 것처럼 구멍이 뚫린 모양을 띨 수도 없으며,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BC, 610-546)가 생각했던 대로의 원통형 모양도 역시 아니다. 그리고 크세노파네스(Xenophanes, BC. 570-475)가 생각했던 것처럼 점점 밀도가 증가하면서 아래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구조를 띠고 있지도 않다. 지구는 완전한 구형일 수밖에 없다'는 진술을 통해 지구의 모양에 관한 정의를 확정지었다.

프톨레마이오스 역시 지구의 모양에 대한 내용을 알마게스트』제1권 제4장에서 '태양, 달 그리고 별들이 항상 같이 뜨고 지지 않을 뿐더러, 동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서쪽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그 천체들이 뜨고 지는 것을 먼저 보게 된다. 게다가 식 현상을 통해서도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식 현상이 동시에 발생함에도 모든 관측자들에게 같은 시각(刻)으로 기록되지 않는다는 것과 천체들이 규칙성을 보이면서 순서대로 지고 있다는 것을 통해 지구는 분명 곡면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을 통해 지구가 구형임을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구가 원통형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만약 지구의 모양이 우주의 축(軸)을 따라 평평한 면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곡면을 띠고 있는 원통 형태(cylindrical)라고 가정한다면, 실제 북쪽으로 여행할 경우에 남쪽 하늘에 있던 별들은 점차 사라져서 결국 보이지 않게 되고 북쪽 하늘에서는 점차 더 많은 별들이 보여지게 되는 현상, 그리고 배를 타고 어떤 산이나 고지대(高地帶)를 바라보면서 나아갈 때, 바다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것처럼 보였던 산이나 고지대가 마치 바다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면서 크기가 점점 커져가는 현상과 같은 것들은 절대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현상들 모두는 지면이나 수면이 곡률을 띠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코페르니쿠스와 프톨레마이오스는 우주의 형태뿐만 아니라, 지구의 형태도 역시 구형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는 서로 일치를 보았다.

코페르니쿠스는 '구)'라는 입체는 회전 운동이 가장 편하기 때문에,당연히 모든 구는 원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뉴구데메론(vwxOnegov: 1주야(夜)의 길이를 일컫는 그리스어)이라고 일컬었던동쪽에서 서쪽으로 회전하는 '일주운동(日周運動)을 소개하면서 이 운동은모든 운동의 척도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런 일주운동과 더불어 그 일주운동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즉 서쪽에서 동쪽으로 회전하는 또 다른 천체들의 운동이 있는데 태양, 달, 그리고 다섯 행성들이모두 그런 운동을 하고 있으며, 태양과 달은 바로 이 서쪽에서 동쪽으로회전하는 운동을 통해 1년과 한 달의 길이를 제공해 준다고 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회전하는 운동은 일주운동과 동일한 극축을중심으로 해서 회전하지 않고 황도 위를 약간 비스듬하게 경사져서 움직이고 있는데, 그 회전 속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태양과 달이 어떨 때는 빨리 회전하고, 또 어떨 때는 느리게 회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다섯 개 행성들의 그런 불규칙한 운동으로부터 야기된역행(逆行)과 유 역시 여러 원운동의 혼합에 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여기에서 '여러 원운동의 혼합'이란 지구는 절대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지구도 역시 하나의 행성이라는 전제 하에 지구도 다른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태양 둘레를 공전하게 될 때,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는 복잡한원운동들의 교차에 의한 혼합, 즉 태양중심설 행성계에서 발생하는 행성들의 기본적인 겉보기 현상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는 천체가 하나의 공전궤도 위에서 단일한 원운동을 하게 된다면실제 관측되는 바와 같은 불규칙한 겉보기 운동들이 결코 발생할 수가 없기 때문에, 행성들의 원궤도 운동들은 각각 서로 다른 극축을 가지거나 또는 지구가 그 천체들의 중심이 아니어야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