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질량의 8배가 넘는 별에서는 헬륨 연소 이후에 탄소, 네온,산소, 규소 연소 등이 잇따라 일어난다. 이때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소가 생성된다. 별 내부에서 핵 연소에 필요한 연료가 모두소모되면 외부로 향하던 압력이 현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는 마치 우리가 가스 불을 끄면 냄비 뚜껑에 가해지는 압력이 약해지는 이치와같다. 그러고 나서 별은 중심이 뜨거워지면서 다음 핵 연소가 시작될때까지 중력 작용으로 천천히 수축하기 시작한다. 이전 핵 연소 때발생한 재는 다음 핵 연소에서 연료로 사용된다. 이를테면 헬륨 연소때 만들어진 탄소는 다음 단계인 탄소 연소를 위한 연료로 쓰인다.핵 연소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된다. 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부에 양파와 같은 껍질구조를 갖춘다. 가장 바깥층에서는 수소 연소가 일어나고 점차 안으로 들어가면서 헬륨, 탄네온, 산소, 규소 연소 등이 일어난다.
질량이 큰 별의 내부에서는 규소 연소를 통해 철 니켈 핵이 만들어진다. 규소 연소가 끝나면 이제 더 이상 사용할 연료가 없게 된다. 그러면 외부로 작용하는 압력도 없어지고, 중력으로 인해 별 전체는 결국 별 중심부로 붕괴되고 만다. 이때 별 중심부의 밀도는 일반 물질의 밀도보다 약 1,000조 배나 크다. 대부분의 물질은 이때 별의 중심부에서 반사되고 다시 밖으로 내던져진다. 이 과정은 마치 단단한 스프링이 눌렸다가 다시 풀렸을 때와 같다. 이때 물질의 속도는 매우 커서 우주 멀리까지 날아가 버린다. 이런 종류의 별의 폭발을 우리는 제2형 초신성이라 부른다(그림 29), 초신성이 폭발할 때는 아주 짧은 순간 수천억 개의 별이 모인 은하처럼 엄청나게 밝다. 초신성이 폭발할 때 우주에는 금, 은, 납, 우라늄 등과 같은 가장 무겁고 희귀한 원소들이 생성된다. 초신성의 가장 안쪽 중심부에는 최고의 밀도를 가진 천체가 남게 된다. 여기에서 두 가지의 가능성이 남게 되는데 그 하나는 중성자별이고 또 다른 하나는 블랙홀이다.
별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질량이 작은 별이 에너지원을 소진하면 별의 바깥층은 우주로 밀쳐지면서 행성상 성운이 된다. 반면에 질량이 큰 별은 초신성으로 폭발한다. 이런 두 가지 과정을 통해서 별 내부에서 생성된 원소들과 함께 우주로 내보내진 잔해들은 우주에 퍼져 있는 구름들에 축적된다. 마지막에는 결국 다 타버린 별의 중심부만 남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백색왜성, 중성자별, 그리고 블랙홀이다.
이 세 종류의 별은 아주 독특한 천체들이다. 우선 백색왜성은 별의 바깥층이 벗겨지고 남은, 극도로 높은 온도와 밀도를 가진 별의중심부를 말한다. 백색왜성 한 숟가락의 무게는 무려 1톤에 육박한다.중성자별은 더욱 흔치 않은 별이다. 중성자별의 지름은 불과 10킬로미터 정도다. 중성자별의 밀도는 엄청나게 높아서 물보다 1,000조 배나 높다. 중성자별 한 숟가락의 무게는 지구에서 무려 수십억톤에 육박한다. 20개의 이집트 피라미드를 합친 무게와 맞먹는 셈이다. 대부분의 중성자별은 자전을 하며, 초당 1,000번 정도로 빠르게 자전하는 중성자별을 펄서라 한다. 펄서는 중성자별과 함께 자전하는 매우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어서 라디오파, 가시광선, 엑스선 같은 전자기파를 발산한다. 이 광선이 마치 등대의 불빛처럼 중성자별이 한 번 회전할 때마다 지구를 비추면 지구에서는 맥박이 뛰는 것과 같은 광선으로 관측된다. 펄서의 대표적인 예는 게성운(CrabNebula)의 중앙에 위치하면서 초당 3만 3,000번을 자전하는 중성자별이다(그림 29).
이 우주에는 인간의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희귀한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생각해내고 증명한 가장 환상적인 것이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중성자별보다 더 밀도가 높다. 블랙홀의 질량은 너무 커서 그 어떤 것도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블랙홀의 중력은 가공할 만한 것이어서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가 없다. 블랙홀이 실제로 검게 보이는 이유도 어떤 빛도 거기에서 나를수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실제 세계에서보다는 동화나 신화에 더많이 등장하는 편이다. 원래 일반상대성이론이 블랙홀의 이론걱 토대를 이미 제시했었지만 천문학자가 이 존재를 실제로 발견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우주에 블랙홀이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제 분명해졌다.
태양의 질량보다 몇 배 큰 블랙홀은 별이 죽음을 맞이하고 남은잔해들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은하의 중심부에는 우주 탄생 초기에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태양의 질량보다 수백만에서 수십억 배큰 블랙홀도 있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도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이매우 크다.
블랙홀이 그 어떤 것도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라면 블랙홀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바로 이런 이유로 블랙홀을 직접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블랙홀은 어마어마한 중력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에 의해서 끌어당겨져 삼켜지는 가스나 심지어별 전체의 관찰을 통해서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이 물질들은 블랙홀로 빨려들어 갈 때 극도로 뜨거워져서 높은 에너지의 광선을 발산한다. 이는 마치 블랙홀에 잡아먹혀서 사라지기 바로 직전에 내뱉는 죽음의 울부짖음과도 같다. 광선으로 이루어진 바로 이 마지막 울부짖음을 통해서 블랙홀의 존재가 입증되는 것이다.
가장 밝은 천체에 속하는 퀘이사(Quasar)도 은하 중심부에 있는블랙홀과 관련이 있다. 퀘이사라는 말은 '항성에 준한다'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퀘이사는 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이 퀘이사는 우리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난해한 존재다. 퀘이사는 수십억개의 별과 같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주위의 은하 전체보다 더 많은 빛을 발산한다. 은하가 은하수 크기 정도의 공간에서 수천억 개 별의 에너지를 생성한다면 퀘이사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태양계 정도의 크기에서 생성한다.
어떻게 그런 작은 공간에서 그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생성할 수있을까? 이 문제는 천체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에게 커다란 난제였다. 해결책은 퀘이사가 엄청난 양의 물질들을 삼키는 은하수 중심부의 거대한 블랙홀들이라는 사실에 있었다. 거대한 블랙홀에 의해 삼켜질 때 나오는 광선이 바로 우리가 관측하는 퀘이사의 전형적인 빛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퀘이사는 오늘날 존재하지 않고 우주의 초창기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십억 년 전에는 엄청난에너지를 방출했던 블랙홀이 오늘날에는 왜 강한 광선을 더 이상 발산하지 않을까? 수십억 년 전만 해도 은하 중심부에는 블랙홀이 삼킬 수 있는 먼지와 가스구름 그리고 별들이 존재했던 반면에 오늘날에는 블랙홀이 이미 그 주위의 모든 물질들을 흔적 없이 삼켜버렸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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